| [서재] [연사지식창고] 작가 김영하님의 저서 <살인자의 기억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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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 작가 ![]()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을 죽인 건 벌써 25년 전, 아니 26년 전이던가, 하여튼 그쯤의 일이다. 그때까지 나를 추동한 힘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살인의 충동, 변태성욕 따위가 아니었다. 아쉬움이었다. 더 완벽한 쾌감이 가능하리라는 희망. 희생자를 묻을 때마다 나는 되뇌곤 했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내가 살인을 멈춘 것은 바로 그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본문에 나오는 병수는 연쇄살인범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무기력한 중년 남성일 뿐이다. 그는 언제나 살인 충동을 느끼지만 그 충동을 이겨낸지 오래다. 이 시간은 병수가 살인을 멈추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짧은 문장으로 완성되는 살인의 장면들은 날카롭게 독자들을 파고 들며 무기력한 살인자의 많은 생각을 함축한다. 우리는 이 짧은 문장 안에 살인자가 느끼고 있는 공포와 그의 딸에 대한 애정, 또 다른 살인자인 박주태에 대한 분노를 완전하게 느낄 수 있다. 살인자의 기억은 짧지만 끔찍하게 날카롭다. 우리는 김영하의 짧고 날카로운 문체 속에서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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