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올댓스피커_칼럼] 박종하 창의력 컨설턴트 <새의 날개와 비행기의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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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에 캔을 넣는 것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캔을 왼쪽 그림처럼 규칙적으로 넣는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캔을 더 많이 넣는 방법은 오른쪽처럼 벌집모양의 정육각형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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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을 5개씩 8줄로 넣으면 40개가 들어가지만, 5개씩 5줄을 넣고 4개씩 4줄을 넣으면 5X5 + 4X4 = 41개가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두 5개씩 통일하여 줄을 맞추는 것이 균형과 대칭이 있어서 더 안정적이고 더 많은 캔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것은 벌집모양의 육각 채우기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한정된 생각일 뿐이다. 이것은 단지 마트에서 박스에 캔 하나를 더 넣고 못 넣고의 문제만이 아니다. 한정된 공간에 물건을 최대한 집어넣는 방법을 찾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가령, 반도체를 생각해보자. 컴퓨터에 쓰이는 실리콘 칩은 원형의 실리콘 웨이퍼에서 잘라낸다. 원형에서 작은 정사각형 조각들을 잘라내고 남은 웨이퍼는 그냥 버린다. 그럼, 같은 웨이퍼에서 정사각형 조각들을 어떻게 자르느냐는 경제적인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다. 컨테이너에 물건을 더 많이 실어서 이동하는 경우에도 이 문제는 분명 경제적으로 의미가 있는 문제다.

 

 

 

 

그런데, 앞에서 본 벌집모양의 정육각형 모양으로 캔을 넣는 것 역시 최선은 아니다. 괴짜이며 천재인 수학자 파울 에르되시(Paul Erdos, 1913 ~ 1996)는 정사각형 모양과 정육각형 모양을 섞어 더 많은 캔을 넣는 방법을 발견했다. 가령, 한 변의 길이가 1m인 정사각형 상자 안에 지름이 10cm인 음료수 캔을 넣는 것을 생각해보자. 상자 안에는 최대 몇 개가 들어갈까?
 



앞에서 처음 생각한 것처럼 정사각형의 모형으로 캔을 넣으면 우리는 쉽게 100개라고 말할 수 있다. 1m100cm이니까 10cm x 10 = 100cm이다. 따라서, 정사각형의 모형으로 캔을 넣으면 가로 세로 10개씩, 100개의 캔이 들어갈 것이다. 이것은 아래 왼쪽과 같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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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캔을 정육각형의 벌집모양으로 넣으면 100개보다 더 많은 캔을 넣을 수 있다. 정육각형 배열로 넣으면 10개짜리 6, 9개짜리 5줄로 105(=10x6+9x5=60+45)를 넣을 수 있다. 정사각형 배열로는 100개밖에 넣지 못하지만 육각형 배열로는 5개를 더 넣을 수 있다. 이것은 똑같은 포장으로 5% 더 많은 물건을 옮길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게 최대일까?

 



파울 에르되시(Paul Erdos) 지적대로, 정사각형 배열과 육각형 배열을 섞어 다음과 같이 배열하면 1개를 더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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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각형 배열로 30, 육각형 배열로 10개짜리 4, 9개짜리 5줄이니까 총 106(= 30+40+36)를 넣을 수 있는 것이다. 두 배열을 섞어서 규칙성은 깨졌지만 처음의 정사각형 배열보다 6%나 더 많은 캔을 넣을 수 있다. 파울 에르되시는 최선의 답은 항상 질서정연하고 규칙적이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 규칙적이고 질서가 있다는 것은 우리가 기존에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새로운 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 그런 겸손한 마음으로 다양한 경험과 생각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길이다.  

 



사람들은 하늘을 날고 싶어했다. 사람들의 눈에는 하늘을 날고 있는 새의 날갯짓이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날개를 위 아래로 움직이는 것이 하늘을 나는 규칙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하늘을 나는 유일한 질서처럼 보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퍼떡이는 날개를 만들어 하늘을 날려고 시도했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것은 날개를 고정하면서 가능했다. 날개를 고정시키는 것은 과거의 시각으로는 하늘을 나는 규칙이 아닌 거다. 하지만, 지금은 날개를 고정시키는 것이 하늘을 나는 규칙이 되었다. 불규칙이 규칙이 된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많은 불규칙과 질서에서 벗어나있는 것들 중에는 지금은 모르고 있지만, 미래에는 우리가 고민하는 일에 핵심으로 적용될만한 것이 많이 있을 거다. 인류의 역사는 이미 정립된 규칙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불규칙 속에서 어떤 가능성과 기회를 찾으며 발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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