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올댓스피커_칼럼] 박종하 창의력 컨설턴트 <아빠, 9시 20분까지는 꼭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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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에 아이들에게서 전화가 온다. 언제 들어오냐, 일찍 들어와라, 자기들이 잠자기 전에 들어와서 같이 TV 보자는 것이 아이들과 통화 내용이다. 특히, 회식이 있거나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 날에는 더더욱 아이들의 독촉전화에 시달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 아들과 딸의 전화 대화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실제 통화 내용은 이렇다.

 


아들: 아빠, 어디야? 언제와?

나: 어, 일찍 갈게. 좀 이따 출발할 거야

 아들: 네. 일찍 오세요.

 

딸: 아빠, 어디야? 언제와?

나: 어, 일찍 갈게. 좀 이따 출발할 거야.

딸: 몇 시에 출발할 건데? 집에는 몇 시쯤 도착해?

나: 어, 아무튼 좀 이따 출발할 거야. 조금만 이따.

딸: 그러니까, 몇 분 있다가 출발하는데. 거기서 집에 까지는 얼마나 걸리는데.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하면 마음이 조급해지지 않아서 생각보다 늦게 집에 오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딸하고 전화를 하면 전화를 끊을 때쯤에 딸은 꼭 숫자로 정확한 시간을 자기가 정해준다. 이렇게 말이다.

“아빠, 9시 20분까지는 꼭 오세요”

이렇게 딸이 정해준 시간을 꼭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는 큰 부담이 자리잡는다. 그리고, 실제 9시 20분이 가까워지면 계속 머릿속으로 집에 갈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이든 숫자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강력한 힘이 있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숫자의 활용은 강력한 힘을 갖는다. 우리가 잘 아는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을 생각해보자. 

“세상에는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의 생활 수준은 지구 전체로 보면 너무나 풍족한 상태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상황에 감사해야 합니다.” 이런 말을 아무리 하는 것보다, “지금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20명은 영양실조 상태이고, 1명은 굶어 죽고 있습니다. 그런데, 15명은 비만입니다. 당신은 15명 비만에 속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이것이 바로 숫자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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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활도 숫자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돼야지”보다는 구체적으로 금년 목표, 3년 후의 모습, 5년 후의 자신에 대해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보고, 숫자로 목표나 계획을 써보는 것이 좋다. 숫자를 종이에 써보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종이에 숫자를 쓰는 것을 싫어한다. 목표나 계획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자신의 목표나 계획을 숫자로 쓰는 것을 꺼려진다. 왜냐하면, 자신이 썼던 숫자를 달성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모호한 말이나 추상적인 목표는 그것이 달성되었는지 달성되지 못했는지를 애매하게 그냥 넘어가게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O, X)처럼 목표나 계획에서 도망가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더 더욱이 목표나 계획은 구체적인 숫자로 써야 한다. 외제차를 타고 싶고 넓은 집에 살고 싶다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BMW 3시리즈를 갖고 싶고 우리동내에 있는 40평 아파트 A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는 것이 더 좋은 목표다. 불쌍한 사람을 돕고 싶다가 아니라, ‘내가 금년에는 소년소녀 가장 1명, 독거 노인 1명에게 매달 각각 5만원씩을 후원하겠다’는 계획이 훨씬 더 현명한 계획이다. 



예전에 친구들과 논문을 같이 나눠서 읽고 서로 발표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한 친구가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가리키며 “내가 이것 하나만 3시간 생각했는데, 모르겠어. 잘 이해가 안 되더라.”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내가 열심히 발표 준비를 했는데, 이 부분은 너무 어려워서 발표준비를 못했어’라는 말보다 구체적으로 “내가 3시간 동안 생각했는데”라고 숫자를 사용하여 말한 거다. 그렇게 말했을 때 누구도 그 친구에게 준비가 부족했다고 비난하지 않았다. 많은 일에 구체적으로 측정 가능하고 확인 가능하게 숫자를 써보자. 숫자로 생각하고 숫자로 말해보자. 숫자는 얼렁뚱땅 넘어가는 나를 확실히 해준다. 숫자는 강력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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